한라산(1) (영실-윗세오름-어리목)
제주에 도착하면 습관처럼 한라산을 찾는다.
좋은 곳이 많은 섬이지만,
아직은 한라산만큼 좋은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저녁에 행사가 있으니,
영실-윗세오름-어리목의 짧은 일정으로 끝내고,
내일은 백록담에 오를 계획이다.
원시의 숲으로 들어선다.
계곡 주변에 새끼노루귀가 한창이다.
남쪽 지방에만 있는 새끼노루귀는,
잎과 꽃이 함께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조금 올라가니 둥근털제비꽃이 앙증맞게 폈다.
좋은 날이다.
병풍바위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어느덧 1500고지.
영실 등산로는 나무계단이 있어서 편하지만,
산행 보다는 관광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민들레가 예쁘게 폈다.
육지에서 보던 것에 비해 몸통이 작은 것이,
한라산에만 자생하는 '좀민들레'인가보다.
조금 올라가니 산자고도 보인다.
'오백나한'이라 불리는 영실의 기암.
고사목은 죽어서도 위용을 잃지않는다.
나무계단 덕분에 쉽게 올라왔다.
오르막이 끝나고,
선작지왓 평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있는 풍경을 상상해봤다.
전망대(윗세족은오름)에서 젊은 연인이 내려온다.
우리도 올라가서 구경을 했다.
노루샘으로 돌아가는 길에 잔설이 남아있다.
잠시 겨울을 느꼈다.
윗세오름 대피소.
대피소에 버스 시간표가 붙어있다.
어리목에서 버스를 탈 계획이라, 시간표가 도움이 된다.
우리는 15:34분 버스를 타고 중문삼거리로 가기로했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컵라면을 먹고있다.
일출봉은 완전히 중국인에게 점령 당했지만,
한라산에서 중국인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기존 관광코스에 식상하거나 개성 있는 요커들이,
한라산을 점령할 날이 멀지않은 것 같다.
날씨가 좋아서 만세동산 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시원하다.
털진달래로 붉게 채색된 풍경이 못내 아쉽다.
그래도 기분 좋은 길이다.
만세동산과 사제비동산을 지나서,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숲길이 나왔다.
그곳에서 예쁜 새끼노루귀가 우릴 반긴다.
이녀석들과 한참을 뒹굴렀다.
큰괭이밥도 보인다.
어리목계곡을 건넜다.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는 길.
길가에 벌깨냉이가 작별인사를 한다.
비가림 정류장은,
비바람이 심한 제주에 꼭 필요한 시설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고목 위에 둥지를 튼 새끼노루귀가 예뻐서 이리저리 찍어봤다...^^
2015.04.11 한라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