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너머 세상 - 공룡능선
금요일 자정에 아내와 서울을 나섰다.
가평휴게소에서 동료들과 만나서, 3시경에 설악산 소공원에 도착했다.
준비해온 국과 밥으로 요기를 했다.
새벽 4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비선대에서 금강굴로 오르는 오르막.
선선한 새벽이었지만, 구름 속이라 땀이 많이 났다.
'참조팝나무' 앞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참조팝나무가 바라보고있는, 구름 너머의 풍경을 상상했다.
몇년전 이맘 때 봤던 구름 위의 설악산...^^
Israel "IZ" Kamakawiwo'ole - 'Somewhere over the Rainbow"
너무 뚱뚱했던 "IZ"
하와이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가수였지만, 결국 고도비만에 의한 합병증으로 요절했다.
행동반경이 좁았던 탓에, 어느 누구보다도 '무지개 너머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 컸을 것 같다.
그래서, 그가 부른 노래를 많은 사람이 좋아했다.
우리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가 꿈꿨던 '구름 너머 세상'으로 간다.
드디어, 구름을 뚫고 밝은 세상으로 올라왔다.
조금 일찍 산행을 시작했으면 일출을 봤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금마타리' 곁으로 새벽 햇살이 내려온다.
멀리 울산바위가 보인다.
곁에 있던 동료는,
울산 바위를 덮은 운해를 보고, 이런 시를 만들었다.
하늘에도 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던데
산 사이에도
섬이 있더라네
그이들도 서로 다투고 화가 나고
이만큼 떨어져서는
서로 그리워한다더라네
마등령으로 오르는 길 옆의 바위는 모두가 전망대였다.
절로 탄성이 나오는 풍경이 펼쳐졌다.
동해 바다가 설악산 계곡으로 들어왔다...^^
좀 더 올라가니 또 다른 풍경이 보였다.
동료 덕분으로 기념사진 한장 남겼다.
가끔씩 보이는 '정향나무'에선 초여름의 향기가 진동했다.
마등령 바로 아래 샘물에서 식수를 보충했다.
오늘은 각자 2-3리터의 물을 준비해서, 산행이 끝날 때까지 물이 남아있었다.
마등령에 올라서 잠시 편한 길을 걸었다.
'요강나물' 앞에서 쉬기도하고.
계곡을 좋아하는 '물참대'가 여기까지 올라왔다.
저 구름을 계곡물로 착각한 것 같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본격적인 꽃 산행이 시작됐다.
동료는 이 모델을 찍고있었다.
다른 동료도 절벽에 붙어 사진을 찍고있다.
바위에 둥지를 튼 '산솜다리' 가족.
앞에서 봐도 예쁘다.
울산바위를 덮었던 바닷물이 많이 빠졌다.
꽃쟁이들은 이런 풍경에도 꼭 꽃을 넣어야 직성이 풀린다.
'난장이붓꽃'은 대부분 좋은 시절이 다 지났는데,
나무 그늘에 아직 한 미모 하는 녀석이 남아있었다.
'돈잎꿩의다리'가 절벽에 간신히 붙어있다.
다른 곳에서 보기힘든 귀한 꽃이다.
이런 길을 몇번 넘었는지 모르겠다.
오를 때는 힘들지만,
올라서면 힘들었던 것을 금방 잊어버린다.
이런 모습에 취해서...
'만주송이풀'은 끝물이었다.
꽃을 찍고있는데,
왼쪽에 동료가 나타나서 함께 찍었다.
모두가 꽃이다.
'인가목'도 보고,
바위 틈 양지바른 곳엔,
'금강봄맞이'가 한창이었다.
이제 공룡능선의 끝이 얼마남지않았다.
숲속에 숨어있는 '눈개승마'에 햇볕이 내려와서 보기좋았다.
한창일 때 다시 보고싶은 모델이다.
오르막에서 잠시 쉴 기회를 줬던 '금강봄맞이'
마지막 봉우리에서 다시 풍경에 취했다.
공룡능선과 설악 연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늘 산행을 함께한 동료들.
운이 좋은 친구들이다...^^
무너미고개로 오르는 마지막 오르막.
고개에서 소공원까지는 정신 없이 내려왔다.
바로 서울로 가려했지만, 동료 A가 식당에 누워서 코를 골았고,
숙소를 정해서 들어가니, 서울로 가자던 동료 B는 씻지도못하고 코를 골았다...^^
2013.06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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