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1...
4월 첫 토요일.
출근 길에 만난 하늘이 예쁘다.
진달래도 활짝 폈다.
친구들은 산행을 한다는데,
함께 못해서 아쉽다...ㅠ.ㅠ
그래도 출근 길에 만난 예쁜 풍경이 위안이 된다.
뒷산에는 산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2...
오전 근무를 하던 날에 시골 뒷산을 찾았다.
할미꽃이 예쁘게 폈다.
진달래도 한창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른 젊은 엄마가 풀을 땋고 있었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여인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 향기에 취해서,
정상에 핀 진달래와 늦게까지 놀았다.
3...
학교 앞 수양벚나무.
수양버들 처럼 축 늘어진 모습에 여유가 보인다.
아파트 뒷산에 황매화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황매화를 도감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꽃이 보고 싶어서,
조계산의 선암사를 찾았던 적도 있었다.
이제는 조경용으로 많이 심어서,
아파트 뒷산에서도 실컷 보게됐다.
4...
4월16일
세월호 1주기.
흐린 날씨에 산책로가 쓸쓸해 보인다.
뒷산에 오르는 마음이 무겁다.
숲엔 봄이 왔는데, 하늘은 어둡다.
그날도 이렇게 날씨가 나빴으면,
배가 안떴을 것 아닌가 ?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본다.
라디오에선 우울한 노래만 나온다.
긴병꽃풀과 눈을 맞추고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뚫리고 햇볕이 쏟아졌다.
바로 전까지 우울했던 숲이,
순식간에 명랑해졌다.
산자는 그대로 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참나무엔 신록의 잎이 나와 봄을 맞는 모습이 보이는데,
소나무는 조용하다.
그런데,
묵은 솔잎이 떨어지고, 송화가루가 떨어진 것을 보니,
조용히 있었던 것이 아니고, 나 모르게 봄을 맞은 것이다.
숭악한 소나무...^^
세상에 준비 없이 되는 일이 있겠는가 ?
벚꽃이 예쁘다.
정원 같은 숲이 가까이 있어서 행복하다.
올라올 때 우울했던 하늘이 이렇게 예쁘게 변했다.
5...
다음날 아침.
베란다에서 내려본 숲이 예쁘다.
황매화도 더 화려한 모습이다.
밥풀때기 같은 꽃.
그래서, 박태기나무라는 재밌는 이름이 붙었다.
하늘엔 비행기가 지나간다...^^
6...
토요일 아침 하늘이 예쁘다.
출근 길,
초등학교 운동장의 은행나무에 꽃이 달렸다.
몇년 동안 같은 길을 걸었는데,
꽃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오디 같은 수꽃이다.
주변에 암나무가 있나 찾아봤다.
암꽃이 보인다.
가까이 보기위해, 학교보안관실의 의자를 빌려서 올라갔다.
성냥개비 같은 것이 꽃이라니 !
볼품 없다.
은행나무 암꽃은 죽을 때나 본다는 말이 실감난다.
아파트 화단에는 명자나무꽃이 예쁘게 폈다.
봄맞이꽃이 봄을 만끽하고있다.
곁에는 서양민들레도 있고...
뒷산 오르는 길에는 자주괴불주머니 군락이 있다.
봄볕 아래 쑥을 캐는 아줌마를 만났다.
집에 가서 쑥국 끓이고 쑥개떡을 할거라 자랑하신다.
가족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신다고 말을 건넸더니,
혼자 산다고 하신다.
이혼하고, 친정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수발하고...
얘기가 끝이 없다.
우리 여인네의 한과 홧병은 우리 세대에서 끝이 날거다...
조팝나무가 절정이다.
도로의 벚꽃은 다 떨어졌지만,
산벚꽃은 아직 한창이다.
산벚꽃은 잎과 함께 나와서,
벚꽃 같이 순백의 아름다움은 없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답다.
복사나무.
복사꽃이 물 위에 떠서 아득히 흘러가면,
봄이 간다고 한다.
늦게 떨어지면 좋겠다...^^
흔히 철쭉이라 불리는 꽃인데,
산과 계곡에 자생하는 철쭉이나 산철쭉과는 다르기 때문에,
조경수로 가꾸는 것은 영산홍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
봄을 즐기러 산에 올라온 분들이 많다.
배가 열리지는 않고, 검정콩 같은 열매가 달리지만,
배나무 만큼 예쁜 꽃이 피는 콩배나무.
수호초는,
나무 밑 그늘에서도 잘자라고,
사철 푸른 잎이 보기좋아서 공원에 많이 심는 것 같다.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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