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과의원

 

      



도토리




"나무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다.
작은 종자 하나에서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싹을 틔우는 일에서부터
잎을 만들고, 줄기를 키우고, 뿌리를 키우고,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만드는
어느 것 하나 거저 되는 법이 없다"

- "신갈나무 투쟁기"에서




May it be - Enya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었다.

지난 겨울,
책의 내용을 되새기며,
신갈나무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신갈나무는 참나무류 중에서 우리나라 산림의 아주 많은 면적을 처지하고
실로 이땅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참나무류의 대표이다."




"가을이 성숙되면서 열매는 바람에 흩어지고
열매가 떠난 자리에는 빈 모자(각두)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




"보통 모자와 함께 떨어지기도 하나
열매가 과성숙되어 건조해지면 열매만 빠져나가기도 한다."




"신갈나무의 종자는 가을날 땅으로 떨어지면서 곧바로 뿌리를 내린다.
어린 뿌리는 땅속에서 혹독한 첫 겨울을 보낸다."




지난 2월 속리산에 오르면서,
뿌리를 내린 도토리를 만났다.




"막 싹이 난 열매일지라도 뿌리는 깊게 자라있다.
신갈나무는 오래 살아남는 첫 번째 지혜로써 뿌리를 길게내는 방법을 취한다."




"낙엽 속에 자리잡은 도토리는 이리저리 떠밀리는 신세가 고단하기만 하다.
그러나 열매여! 굴리는 바람을 미워하지도, 경사진 구릉을 미워하지도 말 일이다.
나무란 처음 발을 내린 곳에서 생을 이어가는 운명이다."




"식물의 어린 싹은 대단히 연한 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로 동상에 걸리거나 얼어 죽고 말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겨울이 끝나고 난 후에 싹을 틔우는 것이다.
그래서 씨앗은 겨을 동안 잠을 자게 된다. "




"신갈나무의 열매는 둔탁한 몸집으로 인해 그다지 깊은 땅속에 묻히지 않는다.




"가끔 낙엽 위에서 뿌리를 내었다가 낙엽이 썩으면서 쓰러지는 불행을 겪기도 한다.




봄이 되면서,
"뿌리 끝에서 뭔가 비상하는 힘이 뿌리를 통째로 끌어 올리듯 강렬하게 튀어 오른다.
크고 믿음직했던 떡잎."
떡잎이 없는 참나무는 도토리가 떡잎이다.




도토리에서 줄기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싶었다.
4월 중순, 드디어 줄기가 올라온다.




"뿌리와 줄기는 하나의 열매에 구분 없이 붙어 있다."




"떡잎의 한쪽에서 땅 위로 힘찬 줄기가 뻗어 나온다.
줄기는 먼저 세상에 나온 뿌리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사실 어디까지가 줄기이고 어디서부터가 뿌리인지 구분도 가지 않는다."

(위 두장의 사진은 시골집 뒷뜰에서 잡초를 제거하면서 나온 것을 땅 위에 올리고 찍은 것이다.)




"본격적인 나무로서의 생활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나무가 자라면서, 도토리의 운명은 끝이 난다.




도토리 두 알

-박노해-

산길에서 주워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 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크고 빛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다람쥐에겐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지만
도토리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못된다.
참나무가 도토리 열매를 맺는 것은 다람쥐의 먹이가 되고자 함이 아닌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땅에 묻혀서 참나무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푸른 숲을 이루는 일이다."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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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토리


등록일: 2017-05-25 15:01
조회수: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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