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27 벌초
지난 주말에는 조부모님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갔습니다.
예전에는 4남1녀인 형제들이 아이들과 함께가면 요란했는데,
요즘은 부모님과 우리 가족만 가고 있습니다.
형님 두분과 동생 둘이 모두 이민을 갔기 때문이죠.
거기에 딸마저 유학을 가고,
하나 남은 아들 녀석도 약속이 있어서 빠지는 바람에,
아버지와 아내, 저, 셋 뿐이었습니다.
벌초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얼핏 보면 잠깐이면 끝날 것 같은데, 시작해보면 몇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려요.
아내는 낫을 다루는 솜씨가 제법입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보기에는 답답했던지 낫질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저는 가위 밖에 못써요...^^
할아버지 산소 바로 옆에 우리 집안 종손의 가묘가 있는데,
우리 쪽으로 너무 가깝게 만들어서 아버지가 안좋게 생각하십니다.
그분은 시간 날 때마다 이곳에 와서 봉분을 예쁘게 가뀠는데,
이렇게 내버려둔걸 보니 몸이 편찮으신가봐요.
선산은 명의가 종손에게 있기 때문에, 종손이 어려워지면 조금씩 땅을 팔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렇게 공장이 들어왔습니다.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저런 공장이나 창고를 지을 수가 없는데도
버젓이 공장이 돌아가는 것은 편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축사로 건축허가를 받아서 얼마간 가축을 사육한 후에
준공검사가 떨어지면 가축을 치우고 공장으로 사용하죠.
그러면 벌금이 약간 나오는데, 그 벌금을 내고나면 더이상 간섭하지 않는다네요..
기가 막혀요.
요즘 '무릇' 꽃이 한창 피고있는데,
예전에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저 뿌리를 삶아서 죽처럼 드셨다는군요.
'선이질풀'이 작년보다 많아졌어요.
'미역취'도 있구요.
'오이풀'은 늘 저렇게 쓰러져있죠.
저 작은 곤봉같은 것이 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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