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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행은 어느 코스를 택하건 고행이다.
산행이 끝날 무렵에는 다시 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그때봤던 풍경이 눈앞에 어른거리면 다시 찾을 궁리를 하게된다.
설악산 서북능선
2012.06.10
처음에는 무박 예정있는데,
장수대에 먼저 도착한 동료가 숙소를 잡아서 짧은 시간이라도 잘 수가 있었고, 새벽 밥도 든든히 먹었다.
3시40분에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능선에 올라설 무렵에 날이 밝았다.
출발도 늦었지만 구름이 가득해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귀때기청봉으로 오르는 길은 바위가 많아서 힘들고 위험하다.
꽃개회나무 곁에서 잠깐 쉬었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가을에 빨간 열매가 더 아름다운 마가목.
산에서 만난 버들이면,
떡버들 일까, 호랑버들 일까 ?
붉은인가목을 보니,
해당화가 핀 바닷가에 온 기분이다.
매발톱나무는 거의 떨어져나갔다.
귀때기청봉에 힘들게 오르면, 저렇게 주저앉아 쉬게되는데,
날벌레가 윙윙거려 오래있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 우는 사람도 있다.
그 앞에서 웃는 사람은 뭐야 ?
미안해...
귀때기청봉 주변을 지키는 흰인가목은 영물이다.
Moves Like Jagger - Maroon 5 featuring Christina Aguilera
이제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내려가면된다.
그길이 얼마나 먼길인지 따지는 것은 나중 문제고...
홍괴불나무도 있고,
산앵도나무는 등산로 주변에 깔려있다.
조금 내려가니..
기생꽃 군락이 나왔다.
오늘 보고싶었던 꽃이다.
예쁜 꽃을 보고나니, 발걸음이 가볍다.
끝물인 붉은병꽃나무가 시원한 바람을 맞고있다.
백당나무.
가장자리의 중성화가 빳빳한걸보니 아직 젊은 꽃이다..^^
(중앙의 양성화가 수정을 하면 가장자리의 중성화는 축 늘어진다)
새벽3시에 누룽지를 끓여먹고 8시가 넘었으니 배가 고팠는데,
모두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설악산에서 이렇게 푸짐한 밥상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눈개승마를 뒤로 하고 출발이다.
두루미꽃이 일행과 떨어져 홀로 서있다.
자주지장보살도 보인다.
높은 곳이라 아직도 은방울꽃이 남아있다.
곁에는 둥굴레도 있고...
앞이 탁트인 안부가 나왔는데,
그곳에는 엄청난 산솜다리 군락이 있었다.
처음보는 장관이다.
동료가 길가 숲에 카메라를 들이대고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데이트하는 놈을 구경하는거다.
구름이 지나간다.
정신 없이 먼저나온 바람꽃은 얼굴을 뜯겼다.
달콤한 휴식...
맛난 음식에 모두 즐거운 모습이다.
함박꽃나무가 여기저기 보인다.
괴불나무도 구분이 어려운데, 청괴물나무로 찍었다.
꽃은 흰색에서 노랑으로 변하고, 열매는 빨강인데, 왜 청괴물나무인지 모르겠다.
햇살 가득한 물참대.
귀때기청봉 주변에서 보이기 시작한 세잎종덩굴은 산행 내내 따라왔다.
철계단 밑으로 내려가 설악아구장나무를 찍었다.
계단 위에서 귀한 놈을 만났다.
바위솜나물...사진에 바위가 없으면 다시가서 찍어야한다..ㅎㅎㅎ
정향나무 향기가 진동했던 날이었다.
나쁜 짓하다가 들킨 듯한 모습의 남녀...ㅎㅎㅎ
사진을 찍으며 느긋한 산행을 하다보니 너무 늦었다.
큰앵초를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빨리 걷기 시작했다.
장수대 도착 무렵에는 가랑비도 내렸다.
장수대에 도착해서 집으로 향한다.
설악아, 다음에 또 보자꾸나.
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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