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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기행 (4)
지리한 협상에 동료들의 짜증이 극에 달했다.
팀의 인솔자가 제일 힘들었다.
출발 전부터 일정이 변경되면서 애를 먹었는데,
그것 마저도 현지 사정으로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매일 스케쥴을 새로 짜야했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협상을 하는 동안은 구름이 가득해서 천지에 올라가도 볼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은 협상을 끝내고 다시 오를 수 있었다.
Vangelis - 1492 Conquest of Paradise
천지가 저 너머에 있는데, 하늘이 뚫렸다.
심장 뛰는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 했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
드디어, 천지 앞에 섰다.
구름이 걷히고 천지가 모습을 보인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천지
그곳은 야생화의 천국.
꿈속에서 봤던 모습이다.
구름은 계속 지나갔고,
구름이 걷힐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모두 넋이 나갔다.
정신을 차리고, 다음 봉우리로 올라갔다.
그곳엔 '노랑만병초'가 아직 남아있다.
보였다 말았다 하는 천지에 모두 흥분했다.
나도 예쁜 '구름국화'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한방 날려봤다...^^
기념사진도 한장 남겼다.
선배님은 또 주무신다.
(사진 아래 보이는 개구장이 소년...^^)
(선배님이 찍은 사진)
사실은 이 사진을 찍고 계신건데,
저기 내려가실 때 돌구르는 소리에 우리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선배님은 태연하게 '하나님이 내려가도 괜찮다'고 했다나...ㅎㅎㅎ
정상주 한잔씩 돌리고, 사진을 찍다보니 너무 늦었다.
내려갈 시간이다.
'담자리꽃나무'와 작별인사를 하고...
천지야 잘있어....
내려오는 길에 '개감채'를 만났다.
인사 한번 나누고...
빙하 곁에는 '노랑만병초'가 아직 싱싱했다.
안개 속이라도 꽃이 있으면 즐거운 분들.
'흰두메자운'도 있고,
빙하를 건너서,
앞선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많이 내려왔다.
두분이 항상 붙어다니면서 꽃을 찍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내려오기 싫은가보다.
'참시호'가 보이고,
다람쥐가 마중 나왔다.
저 동굴에 살고있는 '우는 토끼'를 보고싶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찾았던 불로초 '오리나무더부살이'를 만났다.
아침에 올라갈 때는 봉오리 였던 '물매화'의 꽃이 저녁엔 빵 터졌다.
숲에는 어둠이 깔렸다.
힘들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이 호텔에는 온천이 있어서 피로를 풀기 좋았다.
내일은 새벽 4시에 달문 트레킹을 할 예정이다.
이런 천지가 기다리고있다.
빨리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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