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잔인했던 금년 4월.
이렇게 예쁜 분들을 잃었습니다.
낡은 배를 수입해서 침몰할 때까지.
지켜지지 않은 수많은 원칙들.
하나라도 지켜졌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맨날 기도만 했던 '내탓이오'는 모두 공염불 이었고,
이번 사고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었습니다.
나를 고치고,
나라를 고쳐,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거라는 약속을 합니다.
감히 용서를 바라지는 못하지만,
그렇게라도 사죄하고 싶습니다.
숨 막히는 물 속에서 빨리 나와서,
행복한 나라로 가기를 빕니다.
딸을 잃고 처음 강가로 나갔다.
(출처-조선일보 2014.04.26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집의 좌우에
약초밭과 화원이 있어
어딜 가든
따라오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마음이 아파도
책은 펼쳐보지 않는다.
책을 말리던 그날
네가 받쳐 들던 모습이 떠올라서다.
심익운(沈翼雲)
이렇게 작은 꽃도 약속을 지켜,
매년 같은 자리에 꽃을 피우고 희망을 전합니다.
우리도 약속을 지켜,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의 변한 모습을 보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April Come She Will--Simon & Garfunkel
태백으로 가는 길은 썰렁했습니다.
치악휴게소엔 우리가 타고온 버스 밖에 안보였습니다.
세월호사건으로 행락객이 사라졌습니다.
태백산 산행
한계령 언덕으로 오르는 길.
뫼제비꽃이 땅을 긴다.
길가의 큰괭이밥은 보초를 서는 것 같다.
꿩의바람꽃이 많이 보였다.
나도바람꽃은 오랜만에 만난다.
바위 틈에 자리잡은 흰민둥뫼제비꽃 가족이,
놀란 토끼 모습이다.
한계령풀은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시든 것이 많은 것 같다.
금강제비꽃은 기품 있는 모습이다.
이제 터지기 시작하는 두루미꽃.
노루귀가 잎과 함께 있으니, 더 예쁘다.
정상에 다다를 무렵에 우산 얼레지를 만나서 사진을 찍는데,
잠깐 이리와보라는 아내의 소리가 들린다.
보기 힘든 흰얼레지 !!
고마워~~
점심을 먹고 천제단을 가는 길에서,
귀인을 또 만났다.
이번에도 함께 걷던 아내가 찾아줬다.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엔 얼레지와 꿩의바람꽃이 한창이다.
앞서가던 여인은,
이상한 얼레지를 또 하나 보여주고 제 갈길을 간다.
보무도 당당하게 사스레나무 숲을 지난다.
노랑제비꽃도 증명사진 한장은 남겨야한다.
문수봉을 지나,
오래 전에 만났던 흰얼레지를 찾았지만 안보여서,
문수봉을 다시 넘어와서,
모데미풀이 있는 계곡으로 내려왔다.
절정을 조금 넘겼지만,
모데미풀의 미모는 아직 남아있다.
따뜻한 봄숲.
그곳으로 뫼제비꽃이 소풍을 나왔다.
애기괭이밥이 얼굴을 펴고있으니 보기 좋다.
소풍을 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
머리가 두개 달린 큰괭이밥.
뒤에 오던 동료가 들어가서 보기 좋은 사진이 되었다.
태백산의 명물인 태백제비꽃이 보인다.
곁에는 남산제비꽃이 있다.
오랜만에 단풍제비꽃을 만났다.
태백제비꽃과 남산제비꽃의 중간형태로, 잎이 단풍잎 같이 보이는데,
쉽게 보기힘든 제비꽃이다.
얼마 전에 단풍제비꽃을 만났다고 좋아 했는데,
저렇게 잎자루 자체가 갈라진 것은 남산제비꽃이라해서, 실망 했던 터라,
오늘의 만남이 더 기뻤다.
술 한잔에 얼굴이 벌게진 남산제비꽃도 있다.
제 글과 사진이,
마음 아픈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4.04.26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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